취업하고 적응하고 일을 배우다 보니 바빠서(?) 공기업 인턴 후기를 좀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좀 만 더 부지런했으면 미리 올렸을 텐데... 아무튼, 상반기 아직 남은 공기업 인턴 채용이 있을 테니, 고민하시는 분들은 제 글을 읽고 옳은 선택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한 스펙을 위해 공기업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공기업은 아주 큰 시장형공기업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예상되는 기업들이 있으실 텐데, 그냥 보다 제 후기에 신뢰성을 주기 위해 살짝 밝혔습니다.
저는 쌍기사를 취득하고 논문이 있고 기타 기본 자격증들을 다 갖고 있어서 더 이상의 자격증 등의 스펙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애초에, 자랑이긴 하지만, 대기업 서울권 R&D를 제외하고는 서류에서 크게 떨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인턴은 왜 신청했냐고 궁금할 수 있습니다. 위 질문의 답은 바로 경험을 쌓기 위해서였습니다. 면접에서 탈락할 때 경쟁자와의 저의 차이를 비교해봤습니다. 자신감이나 면접 답하는 스킬은 주관적이니 빼고 객관적으로 봤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경험의 차이였습니다. 정말 3년이나 회사를 다녔던 중고신입이 있을 만큼 1년 정도의 중고신입들은 수두룩 했습니다. 중고신입이 아니었다면 1~2회의 인턴경험 또한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면접관의 질문에 학부시절의 경험이나 젊을 적 경험으로 밀어붙이는 저와 달리, 실제 사회경험을 가지고 답변을 하니 조금 더 매력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면접관들도 좋아하는 눈치였고요. 그래서 인턴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인턴 생활은 제가 생각한 것과 너무 달랐습니다. 정말 일을 거의 안시키고 오히려 공부를 장려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보안 문제라는 이유로 인턴에게는 제한된 것이 많아 현직자들 또한 잔업이라도 거의 줄 수가 없고, 인턴들도 공부하면서 취업만을 목표로 하는 것 같이 보였습니다. 정말 경험을 하고 싶어서 타지까지 간 제 입장에서는 현자타임이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기만 그런 것인가 하고 다른 공기업에서 인턴을 했었던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모두가 똑같은 경험을 했었습니다. 마치, 공공기관에서는 청년들에게 스펙과 경험의 기회를 준다는 명목이고 청년들은 경험을 쌓고 취업 준비를 경제적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명목 하에 만들어진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아무튼 회사 내에서 시간을 보내면 주워듣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소설과 같이 꾸며서 지원 직무와 연관을 지을 수 있고 실제 일한 기록이 있다보니 취업에 도움은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공기업 인턴을 추천하겠느냐?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공기업 인턴만큼 좋은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독서실에 가서 본 경험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서실에 오래 앉아 있지만 공부에 들어가는 시간은 많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약속이 있거나 무슨 일이 있으면 평소 가던 시간보다 빨리 집에 가는 거 같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공기업 인턴을 하면 어떨까요? 그런 분들은 아무튼 회사 내에 있어야 하다 보니 공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돈을 내고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자유롭게 집에 갈 수 있는 환경보다는 하루에 9시간을 공부할 수 있는 공간에 갇혀 공부하는데도 돈을 오히려 세전 180~200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더 나아 보입니다. 심지어 휴가도 자유롭고 무제한입니다. 특별휴가라는 것이 있는 면접 본다고 못 가게 하는 사람 못 봤습니다. 애초에 일을 거의 안 하는데 왜 안 보내겠습니까?
공기업 인턴은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돈 많이 받고 더 쾌적한 독서실에서 일하는 "독서실 총무"입니다. 돈도 벌고 공부환경도 주고 말할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공기업 인턴 꼭 도전하세요. 스펙이 충분해서 반기안에 취업한다고 자신하는 분들이면 안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무리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는 하지만 백수로 있는 것보다는 제약이 있습니다. 매번 휴가 올리고 서류 작성해서 보고 해야 하고 월간보고서 같은 것도 써야 하니까요. 그러다 보면 점차 지치고 스스로 쓰는 회사 수도 줄어들 것입니다. 그리고 자소서도 집에 가서 쓰는 게 곤욕입니다. 보통 인터넷도 안 주고 보안 문제도 있고 개인 각종 서류들은 자신들의 컴퓨터 안에 있을 테니 회사에서는 쓸 수가 없습니다.
두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자신이 준비해야 할 게 많으면 공기업 인턴을 한다. 자신이 스펙이 충분해서 스펙보다는 면접 실수를 줄여 반기안에 취업하겠다면 공기업 인턴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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